이연희 팬으로 보게 된 영화
사실 결혼에 흥미도 관심도 없지만 이연희 배우의 팬으로서 안 볼 수가 없었던 드라마였습니다. 웨딩드레스를 입은 이연희 씨의 영상화보라고 생각하면서 본 드라마였지만 드라마 첫 화부터 이연희 배우가 맡은 '나은'이는 갈등을 겪게 됩니다. 직장동료의 결혼식을 본 나은이는 사귀고 있는 남자 친구인 서준형과 결혼을 하고 싶지만 은근히 결혼 이야기를 할 때 피하는 남자 친구가 서운하고 거슬리게 됩니다. 하지만 결국 프러포즈 이벤트를 서프라이즈로 하고 싶은 남자 친구의 행동을 나은이가 오해한 것으로 결혼 준비를 시작하게 됩니다.

아직 짝이 없는 미혼이라면 결혼과 멀어지게 하는 드라마
나은이 시어머니가 원래 성격이 좋으신 분인 거 같은데 아들이 며느리를 데려오면 다들 그렇게 변하게 되는 건지 뭔지 나은이네 집안과 은근한 기싸움을 벌이시는 모습이 미혼인 저에게 숨이 막히는 기분이 들게 하였습니다. 상견례와 혼수구하러 가는 과정에서도 며느리가 불편해할 것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하고 함께 다니시려고 하는 게 나은이가 너무 불편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눈치 없는 예비신랑은 나은이가 직접 직장상사와 다니는 것이라고 설명을 해도 이해하는 척만 하고 얼렁뚱땅 넘어가고 나은이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고 난 뒤, 서로 마주 보고 웃어야 하는 웨딩촬영 중간에 헤어짐을 고하는 나은이, 보는 제가 너무 불편하게 하는 장면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결국, 결혼 백서라는 드라마 이름에 맞게 나은이는 결혼식에 골인하는 모습으로 드라마가 끝나게 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신데렐라의 엔딩인 '왕자님과 결혼하고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를 넘어서 그 이후 결혼 이야기를 궁금하는 것처럼 저도 나은이가 결혼 후, 서준형과 잘 살고 있을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드라마에서 32살의 나이로 나오는 나은이가 결혼자금을 준비한 금액이 2억이라니,, 저는 짝도 없지만 돈도 없어서 결혼을 못하겠다는 자괴감도 들었습니다. 나은이 엄마가 부동산 중개인으로 부동산 분야 전문가임에도 불구하고 시어머니께서 전세자금만 지원을 해줄 수 있는 현실에 나은준형 부부가 전세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하는 게 제 3자인 저도 안타까움을 자아냈습니다. 왜냐하면 나은이 어머니께서 초품아 아파트 매매를 지원해주신다면 이 부부가 결혼 과정에서 고난이 있었지만 결국 미래에 고난을 겪고 달콤함을 느낄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할 수 있었을 텐데 말이죠. 주위의 결혼한 친구들이 있는데 다들 이런 험난한 과정을 뚫고 결혼을 할 수 있었던 거라고 생각하면 너무나 대단한 친구들입니다. 결혼이 인생의 2막을 시작한다는 말처럼 어려움을 한 번 겪고 나서 더 큰 어른이 될 수 있기에 인생 2막이라고 하는 거라는 막연히 알아가게 하는 드라마였습니다. 결혼을 하신 분들은 결혼 준비하던 시절 기억을 떠올릴 수 있게 하고, 결혼을 아직 안 하신 분들에게는 미리 '결혼 준비라는 건 이런 거구나' 를 엿볼 수 있는 드라마입니다. 그리고 결혼 준비를 하기 위해 경제적인 준비가 생각보다 많이 중요하다는 것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서브 커플의 아쉬움
나연이의 직장상사인 '희선'과 준형이의 동료인 '민우'가 이 드라마의 서브 커플로 나오게 됩니다. 희선은 한 번 결혼을 하고 전남편과 이혼하고 여전히 신혼집 대출을 갚아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극 후반에 밝혀지게 되는데 희선은 민우가 자신을 만나러 올 때 매 번 비싼 차를 바꿔오는 걸 안 좋게 생각했지만 나은이에 의해서 민우가 건설가 재벌 2세라고 밝혀집니다. 그리고 희선이는 민우의 호감을 받아주는 게 남자의 외모만 보겠다는 다짐과는 다르게 경제력에 넘어가는 빠른 전개가 조금 제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한 번 이혼의 아픔이 있는 희선이 마음을 연 계기가 직장후배인 '수연'이 민우에게 관심을 표현하고 오빠라고 부르는 모습 다음이라는 것도 너무 남들에 의해 결정하게 되는 수동적인 모습이 조금 아쉽습니다. 그리고 민우의 설정이 그냥 부잣집도 아니고 재벌 2세인데 공기업을 다니는 민우와 직장동료라는 설정이 현실과 괴리감이 느껴지는 설정이라 아무리 반전을 위한 캐릭터 설정이라고 하지만 저는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차라리 한 번 결혼을 해 본 사람으로서 두 번째 결혼을 위한 연애가 아닌 자아실현을 위한 또 다른 도전을 하는 모습을 보여줬더라면 다양한 인간의 상을 보여주면 어땠을지 저 혼자 상상만 해보게 하는 드라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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